등록 : 2013.10.02 08:38
수정 : 2013.10.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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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수프라팃(53) 타이 랑싯대학 교수(기후변화와 재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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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팃 타이 전략수자원관리위원
환경·주민건강평가에만 1~2년
상세설계·보상까지 시간 부족
정부, 대형공사를 너무 서둘러
세리 수프라팃(53·사진) 타이 랑싯대학 교수(기후변화와 재난센터 소장)는 총리 자문기구인 ‘전략수자원관리위원회’(SWRMC) 위원으로서 타이 정부의 물관리사업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지난 23일 방콕에 있는 랑싯대학에서 만난 수프라팃 교수는 3500억밧(약 11조원)에 이르는 거대 토목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타이 정부가 추진하는 물관리사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2011~2012년 연구를 통해 타이의 홍수 피해를 막으려면 방수로 건설, 댐·저류지·차수막 보강과 확대, 대규모 준설 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총리 자문기구인 수자원관리위원회는 이 가이드라인을 정부에 제출했다. 위원회는 이후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부가 연구·조사(환경영향평가 등)와 설계를 거쳐 국제 입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는 입찰 먼저, 연구·조사와 설계는 나중으로 순서를 바꿨다. 충분한 검토 없이 대형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전략수자원관리위원회는 위원회 차원에서 정부에 서두르지 말라고 여러 차례 의견을 냈다.”
-290㎞에 이르는 대형 방수로를 건설하는 것은 타이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렇게 큰 공사는 한가지 문제점만 나와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5년 동안 이 공사를 끝낼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환경영향평가, 주민건강영향평가만 해도 1~2년이 걸리고, 상세 설계와 보상 따위를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토지 보상을 맡는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타이 정부가 할 일이다. 하지만 타이 정부가 5년 동안 공사를 다 마치려고 하니까, 일단 입찰하고 나서 한국수자원공사에 토지 보상 업무까지 다 맡긴 거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는 왜 이 불리한 조건을 떠맡았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수자원공사에 뭐라고 조언하겠나?
“타이 국민의 입장에선 수공이 열심히 연구조사를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주민 반대를 잘 고려해서 신중히 하면 좋겠다. 수공 편에서 말하자면, 타이 정부와 앞으로 정식 계약을 하게 될 때 연구·조사 계약만 먼저 하고, 그다음엔 설계, 시공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얘기하고 싶다.” 방콕/글·사진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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